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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여운 여인, 동화 신데렐라와 다르게 스스로를 변화 시킨 주체적인 여성 비비안

by ninistroy 2025. 4. 13.

영화 귀여운 여인 포스터

 

 

1990년에 개봉한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은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로,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명작입니다. 이 영화는 고전 동화인 ‘신데렐라’를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여, 사회적 계급과 사랑, 자아 발견이라는 주제를 낭만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귀여운 여인』이 어떻게 신데렐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형했는지, 그 방식과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1. 고전 동화에서 성인 로맨스로: 배경과 구조의 재구성

『귀여운 여인』의 기본 서사는 매우 익숙합니다. 낮은 사회적 지위의 여성이 우연한 계기로 상류층 남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이룬다는 이야기 구조는 고전 동화인 ‘신데렐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동화적 구조를 단순히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배경 속에서 재해석합니다.

주인공 비비안은 거리에서 활동하는 성노동자입니다. 신데렐라가 고아로 설정되어 계모에게 억압받는 것과 달리, 비비안은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고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약자이지만 수동적이지 않고, 유머와 지혜로 상황을 개척해 나가며 자립심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설정은 과거 여성 캐릭터들이 주로 구원받기만을 기다리던 존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적 여성상을 보여줍니다.

남자 주인공 에드워드는 냉철한 기업가로, 사랑보다 성공을 우선시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는 우연히 만난 비비안과의 일주일간의 계약 관계를 통해 점차 마음을 열고 감정적인 성숙을 이루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신데렐라의 왕자가 그녀를 단번에 사랑하게 되는 판타지적 설정과는 달리, 점진적 변화와 심리적 성장 과정을 그려냅니다.

또한, 영화는 ‘구두’를 상징적으로 활용하는 등 동화의 요소를 은유적으로 삽입하여, 고전과 현대 사이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로 정체를 드러낸 것처럼, 비비안은 하이힐과 드레스를 통해 ‘변신’하고 새로운 삶의 문턱에 다가서게 됩니다.

2. 계급 차이와 도시 배경 속 사랑의 현실성

『귀여운 여인』은 로맨틱 코미디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의 계급 구조와 빈부격차를 배경으로 합니다. 비비안과 에드워드는 삶의 방식, 언어, 사고방식이 극명하게 다른 두 사람입니다. 비비안은 자유롭고 솔직하며, 스트리트 감성이 배어있는 인물이고, 에드워드는 규칙적이고 격식을 중시하는 도시 엘리트입니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세계의 충돌과 융합을 의미합니다.

비비안이 처음 고급 호텔에 들어갈 때의 장면이나, 고급 의류 매장에서 겪는 차별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여전히 신분과 외모, 경제적 배경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비비안의 당당한 태도와 변화 과정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에드워드 역시 비비안을 통해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비비안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며,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감정과 인간성을 되찾습니다. 이 상호작용은 신데렐라 동화 속 왕자가 단순히 ‘선택자’의 위치에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오히려 두 사람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파트너’로서 그려집니다.

3. 해피엔딩 너머, 자아 실현으로서의 사랑

‘귀여운 여인’은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영화지만, 그 해피엔딩이 단지 ‘성공한 남자와의 결혼’이라는 고전적인 결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에드워드는 비비안에게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백마 탄 왕자’의 역할을 자처하지만, 그 장면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원했던 방식이었고, 그녀가 이미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한 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비비안은 영화 내내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스스로의 힘으로 문을 두드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떠난 뒤에도 주저하지 않고 로스앤젤레스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며,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됩니다. 이는 단지 사랑을 통한 신분 상승이 아니라, 자아실현과 삶의 방향 전환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결국 영화는 고전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구원자’의 이미지를 재해석하며, 현대 여성에게 자기 주도적 사랑과 삶을 제시합니다. 비비안은 단순히 ‘선택받은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주체로서 그려집니다. 이는 많은 여성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이 영화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남게 만든 핵심 요소입니다.

『귀여운 여인』은 고전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가치관과 현실적 갈등을 절묘하게 버무려낸 작품입니다. 사랑을 통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단순한 동화에서 벗어나, 사랑과 자아 실현이라는 주제를 담은 이 영화. 지금 다시 보며 당신만의 해석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